디자인사학회 뉴스레터 19호 - 구레사와 다케미 인터뷰
디자인사학회 뉴스레터 19호 구레사와 다케미 Interview
편집: 디자인사학회
인터뷰: 구레사와 다케미
진행: 문희채
발행: 2025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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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현대미술 용어 100』(안그라픽스, 2012, 원제: 現代美術のキーワード100)가 소개되어 친숙한 도쿄공과대학 디자인학부의 구레사와 다케미(暮沢剛巳) 교수님께 일본의 국립디자인박물관 설립 추진 운동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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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일본에 디자인 관련 박물관이 있나요? 있다면 어느 곳이 어떤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질문 2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일본에는 아직 국립 디자인 박물관이 없지만, 이와 유사한 시설은 다수 존재합니다.
먼저 대표적인 사례로 공예 박물관을 들 수 있습니다. 국립 시설로는 2020년에 도쿄에서 가나자와로 이전한 국립공예관(国立工芸館) 한 곳뿐이지만, 전국 각지에 여러 공예 박물관이 존재하며, 각 지역의 전통 공예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있습니다. 약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민예관(日本民藝館)도 이에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부 분야별로는, 광고를 전문으로 다루는 애드 뮤지엄 도쿄(アド・ミュージアム, 도쿄), 인쇄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인쇄 박물관(印刷博物館, 도쿄),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고베 패션 박물관(ファッション博物館, 고베), 그리고 건축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국립건축자료관(国立建築資料館, 도쿄) 등이 있습니다.
산업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도요타자동차(トヨタ自動車)가 운영하는 두 개의 박물관인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トヨタ産業技術記念館)과 도요타 박물관(トヨタ博物館, 아이치)을 비롯하여,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가 운영하는 히타치 오리진 파크(日立オリジンパーク), 그리고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의 미쓰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三菱みなとみらい技術館) 등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처럼 일본에는 다양한 유사 시설이 존재하지만, 그 대부분이 민간 주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립 디자인 박물관의 설립이 더욱 기대되고 있습니다.
Q2. 한국에서는 현재 정부주도로 국립디자인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아직 국립으로 운영되는 디자인박물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련하여 논의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게 있나요?
A. 국립 디자인 박물관의 설립을 요구하는 의견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그 계기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것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인 미야케 이세이(三宅一生)가 2003년에 발표한 신문 기사 「디자인 박물관을 만들자(つくろうデザインミュージアム)」입니다.
그 이후, 미야케를 발기인 중 한 명으로 하는 「국립 디자인 박물관을 만드는 모임」이 발족되었으며, 도쿄의 디자인 갤러리 21_21에서 《일본 디자인박물관 실현을 향하여》 전시가 개최되었고, 일본디자인단체협의회(DOO)는 디자인 박물관 설립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NHK E테레(NHK Eテレ)는 「디자인뮤지엄을 디자인하다」라는 TV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 경제산업성(経済産業省)도 2024년 「디자인 백서(デザイン白書)」에서 디자인 박물관 개관을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경제산업성에서는 디자인박물관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어와 영어로 운영되는 디자인자료데이터베이스 온라인 사이트를 최근 개설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일본의 디자인 관련 자료를 검색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designdesigndesign.jp/
저 또한 DOO의 활동에 감수(監修)로 참여하고 있으며, 디자인박물관 개관을 목표로 하는 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Q3. 일본디자인단체협의회(DOO)와 그곳에서 진행 중인 일본국립디자인박물관 관련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A. DOO는 그래픽, 디스플레이, 사인(sign), 패키지, 인더스트리얼, 주얼리, 인테리어 등 다양한 디자인 단체들의 연합체입니다. 과거에는 현재 해산된 공예 관련 단체도 가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D-8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DOO는 오래전부터 디자인박물관 설립을 목표로 심포지엄, 강연,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으며, 저는 주로 감수(監修, 감독) 역할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디자인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책을 출판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해 가을 도쿄 미드타운에서 개최된 《Roots of Future》 디자인 전시회의 감수를 맡았습니다. 전시 사진을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4. 한국의 국립디자인박물관을 위해 제언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한국 디자인은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수집·전시하는 디자인박물관의 개관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물론, 디자인박물관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기에서 언급한 일본의 디자인박물관 개관을 위한 노력들이 한국에서의 유사한 시도에 참고가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한국에 디자인박물관이 개관하는 날이 오면, 꼭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日文/English]
Q1.
A. 質問2にもある通り、日本にはまだ国立のデザイン博物館がありませんが、類似施設は多数存在します。
まず挙げられるのが工芸博物館です。国立の施設は2020年に東京から金澤に移転した国立工芸館1館だけですが、多くの工芸博物館が全国各地に存在し、それぞれ地域の工芸の収集や展示を行っています。100年近い歴史を誇る日本民藝館もここに含めていいかもしれません。
分野別では、広告に特化したアド・ミュージアム(東京)、印刷の総合博物館である印刷博物館(東京)、ファッションに特化したファッション博物館(神戸)、建築の資料収集を進める国立建築資料館(東京)などの施設が挙げられます。
インダストリアルデザインに関しては、トヨタ産業技術記念館とトヨタ博物館(愛知)という2つの博物館を有するトヨタ自動車をはじめ、日立オリジンパーク(日立製作所)、三菱みなとみらい技術館(三菱重工)といった大企業の活動が目を引きます。
以上のように、多くの類似施設は民間の活動によって成り立っているので、国立のデザ イン博物館の開館が望まれます。
As mentioned in question 2, there is no national design museum in Japan yet, but there are many similar institutions.
The first one I can mention is the Kogei Museum. The only national facility is the National Crafts Museum, which relocated from Tokyo to Kanazawa in 2020, but many craft museums exist throughout Japan, each collecting and exhibiting regional crafts.
Japan Folk Craft Museum, which boasts nearly 100 years of history, may be included here.
By each design field, the Ad Museum (Tokyo) specializes in advertising, the Printing Museum (Tokyo) is a comprehensive museum of printing, the Fashion Museum (Kobe) specializes in fashion, and the National Archive for Modern Architecture (Tokyo) collects and exhibits architectural materials.
With regard to industrial design, the activities of large corporations such as Toyota Motor Corporation, which has two museums, the Toyota Commemorative Museum of Industry and Technology and the Toyota Museum (Aichi), Hitachi Origin Park (Hitachi, Ltd.), and the Mitsubishi Minatomirai Industrial Museum (Mitsubishi Heavy Industries) are notable.
As mentioned above, many similar facilities are the result of private sector activities, and it is hoped that a national museum of design will be opened.
Q2.
A. 国立のデザイン博物館の設立を求める意見は以前からありましたが、21世紀になってそれが高まってきました。そのきっかけとして知られているのが、世界的なファッションデザイナーである三宅一生が2003年に「つくろうデザインミュージアム」という新聞記事を発表したことです。その後、三宅を発起人の1人とする「国立デザイン博物館をつくる会」が発足したほか、東京のデザインギャラリー21_21で「日本のデザインミュージアム実現に向けて」展が開催されたり、日本デザイン団体協議会(DOO)がデザイン博物館を目指す各種の活動を展開したり、NHKEテレがテレビ番組「デザインミュージアムをデザインする」を放送するなどの動きがありました。
経済産業省も、2024年の「デザイン白書」で、デザイン博物館の開館を重要な政策目標の1つとして掲げています。 経済産業省では、デザイン 博物館のオンライン版とも言える、日本語と英語で運営されるデザイン資料データベースのオンラインサイトを最近開設し、韓国をはじめ海外からも日本のデザイン関連資料を検索できるようにしました。リンクはこちらです。https://designdesigndesign.jp/
私もDOOの活動に監修として関わっており、デザインミュージアムの開館を目指す1人で あることを自認しています。
There have long been calls for the establishment of a national design museum, but these have been heightened in the 21st century. One of the well-known triggers of this movement was the publication of a newspaper article by Issey Miyake, a world-renowned fashion designer, titled “Let's Create a Design Museum” in 2003. Since then, the “Association for the Creation of a National Museum of Design” was launched with Miyake as one of its founders, the “Toward the Realization of a Design Museum in Japan” exhibition was held at the Design Gallery 21_21 in Tokyo, and the Japan Design Organizations as one(DOO) has been involved in various activities aimed at the creation of a design museum, NHK E-television broadcasted a TV program entitled “Designing a Design Museum".
The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METI) has also identified the opening of a design museum as one of its important policy goals in its “White Paper on Design 2024”. The METI has recently launched an online design resource database, which can be considered a digital version of a design museum, available in both Japanese and English, allowing users from Korea and other countries to search for Japanese design-related materials. The link is as follows: https://designdesigndesign.jp/
I am also involved in the activities of DOO as a supervisor, and I am proud to admit that I am one of those who aim to open a design museum.
Q3.
A. DOOはグラフィック、ディスプレイ、サイン、パッケージ、インダストリアル、ジュエリー、インテリアの各種デザイン団体の集合体で、以前は既に解散したクラフトの団体も加盟していたためD-8と称しておりました。
DOOは以前からデザイン博物館の設立を目指してシンポジウム、レクチャー、展覧会などの各種活動を行っており、私は主に監修という立場で関わっています。最近では、昨年の秋に東京ミッドタウンで開催された Roots of Futureという デザイン展の一部監修をつとめました。展示の写真をご覧ください。
DOO is a collective of various designers organization such as graphic, display, signage, packaging, industrial, jewelry, and interior, and was formerly known as D-8 because it also included a crafts organization that has already disbanded.
DOO has long been involved in various activities such as symposiums, lectures, and exhibitions with the aim of establishing a design museum,
I have been involved mainly in a supervisory capacity. Recently, I supervised a part of a design exhibition called “Roots of Future” held at Tokyo Midtown last fall. Please take a look at the photos of the exhibition.
Q4.
A. 韓国のデザインには独自の歴史があり、それを収集・展示するデザイン博物館の開館は大いに歓迎すべきことです。もちろん、デザイン博物館の設立に当たっては日本と同様の様々な困難があるものと思います。ここで述べた日本のデザイン博物館開館に向けての取り組みが、韓国での同種の試みの参考になるようなら幸いです。韓国にデザイン博物館が開館した暁には、是非とも訪れてみたいです。
Korean design has a unique history, and the opening of a design museum that collects and exhibits this history is very welcome. Of course, the establishment of a design museum will face many of the same difficulties as in Japan. We hope that the efforts described here will serve as a reference for similar attempts in Korea. I would love to visit a design museum in Korea when it op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