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아카이브 책에서 북디자인의 수행성에 관하여: 바티아 수터의 『병행 백과사전 #1』을 중심으로
바티아 수터, 에리카 피셔-리히테, 수행성, 수행성의 미학, 북디자인, 이미지 아카이브, 사이공간
엑스트라 아카이브 10
EXTRA ARCHIVE 10
Journal of Design History Vol. 6, No 1
(Serial Number 10)
p-ISSN 2765-2572
e-ISSN 2765-7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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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 글은 이미지 아카이브 책인 바티아 수터(Batia Suter)의 『병행 백과사전』(Parallel Encyclopedia #1)을 에리카 피셔-리히테의 수행성 개념을 통해 살핀다. 이미지 아카이브 책은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다량 수집하여 서사를 (재)구성하는 책이다. 발췌한 이미지로만 구성된 『병행 백과사전』은 이미지 아카이브 책으로서, 이미지와 그 배치가 만들어내는 효과는 수행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공연에서와 다른 수행성이 요구되는 북디자인의 수행성을 지각의 관점에 따라 ’연출’ ’물질성’ ’연상’을 핵심어로 들어 설명한다. 이미지 아카이브 북디자인의 수행성은 책의 매체 관습인 선형성을 기반으로 책을 비선형적 ’사이공간(Zwischenraum)’으로 탈바꿈시키는 힘이다. 이 글에서 연구자는 『병행 백과사전』으로부터 북디자인에서 수행성을 강화하는 이미지의 물질성과 공간성을 도출했다. 수행성을 강화하는 이미지의 물질성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된다. 1) 다른 이미지와의 관련 속에서 뉘앙스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이미지의 관계적 특성, 2) 이미지의 원 맥락(가치)을 축소하고 맥락에서 떨어져 나온 형상 그 자체를 강화, 3) 이미지가 복제됨으로써 추가되고 탈락되는 요소가 생성되어 복제 구조 외면화, 4) 이미 관습적으로 정해진(클리셰가 된) 역할/표현/내러티브에 크기나 성질 측면에서 정반대의 것 혹은 전혀 다른 것을 배치하는 경우이다. 한편, 수행성을 강화하는 공간성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책에 일관되게 적용된 규칙이나 질서로부터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배치, 2) 디자이너의 연출과 독자의 능동적 해석 사이 경계가 모호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배치 또는 디자이너의 연출적 선택이 의도한 바와 다른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여는 특정한 배치, 3) 책의 선형적 관습에 따라 역할이 뚜렷이 구분된 위치에 다른 역할/용도를 부여하거나 의미 생성 관습을 다르게 활용할 가능성을 시험하는 배치이다. 이 글은 수행성의 미학과 북디자인의 교차 지점에서 양방향으로 나아간다. 한쪽으로는 수행성을 재사유하며 ’1960년대 이후 수행적 전환’에 의문을 제기한다. 수행성은 특정 장르나 매체로 환원되지 않으며, 대상을 보는 지각이 퍼포먼스적 관점을 획득한 것이다. 한편, 다른 쪽으로는 북디자인에서 연출자로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고찰하고 퍼포먼스적 관점으로 디자인 과정을 재발견한다. 북디자인 행위자를 디자이너에서 디자인 요소로 다르게 인식하고 수행성 개념을 지각의 관점에서 확장하는 작업은 디자이너-수용자 관계를 디자인 요소-지각 관계로 바꾸어 놓는다. 북디자인의 수행성 연구는 행위자의 변화와 지각의 문제를 중심에 둠으로써 북디자인사에서 인물과 업적 중심이 아닌 역사 서술이 가능함을 시사한다.바티아 수터, 에리카 피셔-리히테, 수행성, 수행성의 미학, 북디자인, 이미지 아카이브, 사이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