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보수적이고 전통적이지만, 한편 시대의 변화와 감수성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매체이자 사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보수성과 급진성을 두루 갖춘 책의 면면은 오늘날 아카이브 기반 책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아카이브 기반 책은 지나간 역사를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책의 기능 및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카이브’라는 형식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표 서식에서부터 연대기적 흐름이나 나열, 분류와 체계 방식, 유형학적 이미지의 배치 등
아카이브의 ’형식미’는 지면에도 전이되어 나타난다. 아카이브 기반 책이 기존 문자 중심의 책과 구분될 수 있는 지점이자 아카이브 기반 책만의 형식미, 곧 북디자인을 논할 수 있는 근거이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기록하고 관리하는 아카이브의 성격은 책에서의 편집디자인 행위와 유사하다. 투명하게 드러나는 아카이브적 형식미는 더 능동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급진적이거나 실험적인 편집과 디자인을 용이하도록 만든다. 아카이브 장소로서 책이 갖는 새로운 위상이자 가능성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아카이브 장소로서의 책’의 면모와 ’아카이빙 행위로서의 북디자인’이라는 주제를 통해 과거 사례를 발굴하고, 체계화하고, 기록함으로써 역사를 써나가는 장소로서의 책과 방법론으로서 북디자인의 의미를 논한다.PDF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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