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7일, 대구 사월의눈에서는 FDSC(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 이하 FDSC) 대구+경상도 기반 지역 여성 디자이너의 첫 모임이 결성되었다. FDSC는 그래픽 디자인계의 성차별적 관행에 맞서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2018년에 결성된 모임이다.¹ 이런 변혁적 포부에도 활동 초기 다수의 행사는 서울 중심이었다. 커뮤니티 내에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전 기반으로 활동하는 FDSC 회원인 신선아와 정은지를 통해 처음 이뤄졌으며, 이들의 제언으로 2020년 2월, 커뮤니티 내 첫 지역 지부인 충청 지부가 마련되었다. 이후 이들은 ’SEE-SAW’라는 이름의 인터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내 여성 디자이너들의 삶과 이야기를 반영하기 시작했다.² 오늘날 지역 담론은 한국 내 가장 큰 사회적 이슈 중 하나이지만, 그래픽 디자인 커뮤니티에선 상대적으로 소외된 주제였으며,³ 그 이유는 그래픽 디자인계의 서울 중심적 사고의 견고함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SEESAW’ 활동은 오늘날 디자인계에서 유통되는 지역 담론을 훨씬 앞서갔던 당돌한 문제 제기이자 행동주의였다.
이들의 활동으로부터 자극받은 전가경은 FDSC 회원이자 대구 기반 사월의눈 대표로서 대구 지역 디자이너들을 발견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으며, 오랜 고심 끝에 FDSC의 지역 모임 취지에 공감할 수 있는 대구 기반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모집, 2021년 4월 17일, 대구 사월의눈에서 첫 대구 지부 모임을 결성했다. FDSC 충청지부 활동을 선구적으로 선보인 신선아, 정은지 디자이너의 조언과 협조가 없었더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자리였다. 모임에서 바로 가입을 결심한 대구 기반 디자이너들의 기쁨도 잠시, 결성 이후 별다른 활동이 전개되지 않으면서 일차적으로나마 서로 간의 작업에 대한 소개와 리뷰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두근두근 작업리뷰’라는 이렇게 시작된 FDSC 경성 지부 내 소모임의 이름이자 활동이었다.
모임은 2024년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매회 두 명의 디자이너가 돌아가며 작업을 소개했으며, 그 과정에서 일에 대한 걱정과 어려움 등을 공유했다. 일반적인 작업 소개가 결과물 중심인 데 반해, ’두근두근 작업 리뷰’는 과정에 초점을 둠으로써
고민과 피드백 및 조언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이는 시간에 가까웠다. 대구 회원 11명과 김해 회원 1명이 함께 꾸렸다. 무엇보다 이 모임은 지역에서 회원들 간의 친목을 넘어 지역 기반 여성 디자이너에 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의미가 컸다. 특히, 디자이너마다 담당하는 디자인 분야가 다르다 보니(문화예술, 제로웨이스트, 브랜딩, 방송 디자인, 북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연구와 저술 등) 매 모임은 다채로운 작업과 사연들로 가득했다. 매회 광주, 대전, 서울, 구례, 포항 등 각 지역 기반 회원들도 참관했다.⁴
¹ FDSC 설립취지 참고. https://fdsc.kr/notice/483 (2024.12.5.)
² 이 활동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참조. https://www.notion.so/fdsc/FDSC-SEE-SAW-e6bddd97e56f48a189ea13b4d10f4da9 (2024.11.18.)
³ 서울 중심주의와 지역 디자인에 대한 고찰 및 발언은 지난 몇 년 사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디자인 생태계 안에서는 주변적인 위치에 있다. 다음은 관련지어 거론할 수 있는 일부 문헌이나 행사이다. 시야를 넓히면 이 목록에 보다 많은 자료를 추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전가경·정재완, 「365일, 서울의 날」, 《월간 디자인》, 2010년 6월호. https://m.blog.naver.com/honeyshy1/100164585525 (2024.10.5.)
-신선아 & 정은지, FDSC SEE-SAW, 2021, https://fdsc.kr/category/FDSC%20SEE-SAW (2024.11.19.)
-포럼 ’대구는 시각디자이너를 왜 활용하지 못하는가’, 2021년 5월 13일, 20일- 정재완, 「대구에 ’내려’와서 본 그래픽 디자인」, 『Designed Matter: 디자인된 문제들』, 쪽프레스, 2022. pp.129-144
-민동인 기획, 『스몰 스튜디오, 스몰 신: 대전 대구』, 좀비출판, 2023- 포럼 ’지역의 시각디자인을 말하는 몇 가지 방식’, 2024년 5월 25일, 대구 무영당
⁴ 작성된 원고는 2024년 모임을 기준으로 했다. 모임 종료 이후 인사 인동이나 이직이 있는 회원이 있음을 밝힌다. 아울러 ’두근두근 작업리뷰’를 위해 흔쾌히 장소를 내어주신 대구 인디053과 아이디어두잇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또한, 매회차 진행을 맡은 안지경 디자이너에게 고마움을 전한다.PDF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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