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으로서의 디자인: 근대를 찾아 떠나는 디자인 역사문화 기행
디자인 여행, 군산
엑스트라 아카이브 10
EXTRA ARCHIVE 10
Journal of Design History Vol. 6, No 1
(Serial Number 10)
p-ISSN 2765-2572
e-ISSN 2765-7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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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근대란 무엇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근대를 돌아본다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 산업사회가 전개되기 시작했을 때 엥겔스가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서 원시공동체 사회를 통해서 자본주의를 설명하려고 했던 것과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아무 관계 없는 말들이라도 괜찮다. 근대는 한국에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주는 공간이다. 단절의 시간이기도 했고 아픔의 공간이기도 했다. 한국인에게 이 시기는 감정적으로 불편함을 감추기 어려운 역사였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어 해방을 맞이하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근대를 통해서 우리는 일종의 거대한 변환의 시기를 맞이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유럽과 서구의 관점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근대성은 거대 자본주의의 그물망 속에 위생과 교육, 가족, 규율 등을 제도화하며 도시라는 거대한 인공환경으로 구현되었다. 한국의 근대 도시는 바다를 통해서 항구를 통해 형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 원산, 목포, 부산, 군산 등이 있다. 이 시기 항구 도시들의 특성은 쌀 집하장과 은행, 창고 등이 있고 주변에 벽돌과 유리로 만든 근대 건축들이 배치된다. 이런 근대의 유적지를 인천이나 군산에 가면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근대는 도시의 고고학처럼 한국의 여기저기에 묻혀있다. 이번 2024년 여름 군산으로 가게 된 배경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 하는 미술로> 전시에서 계속되는 근대에 대한 질문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문헌에서만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23년 학회 교육이사들끼리 ’한국디자인사‘ 수업을 위해서 인천을 다녀왔다. 역시 사료로만 보다가 직접 발로 걸어서 보고 경험해 보니 더 보이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해에는 어디로 갈지 고민 중에 프로파간다의 김광철 대표님이 군산에 북페어를 시작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8월 마지막 날 북페어 오프닝에 맞추어 여행일을 정했다. 서울에서 군산으로 KTX행이 애매해서 버스를 대절했다. 군산에서 처음 열리는 북페어에 참여한다는 것과 근대 도시 방문이라는 콘텐츠를 묶어서 디자인 여행을 기획했다. 그러니까, 하나는 근대 도시에서 직접 걷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디자인으로 지역 문화 콘텐츠 활성화 사업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단편적이지만 지방 도시 재생이라는 차원에서 군산에서 열리는 첫 북 페스티벌에 직접 참여하여 그 현장을 목격하고 기록하는 작업도 되었다. 우리 학회는 디자인이 한국인들의 생활을 물질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풍족하게 하는 양식과 태도가 될수 있는 방법을 직접 찾으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19세기 윌리엄 모리스가 했던 일과 비슷할 수도 있는 그런 일을 생활 속에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근대 디자인 여행은 친목과 여가 40%, 공부와 진지함 30%, 맛집과 재미 30% 정도의 부담 없지만 경험과 이야기가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지만 어른들과 함께 여행했던 학생들에게 소중한 시간이었으면 했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그들에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것들과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디자인 여행, 군산